전시를 열며 (Opening Special Exhibition)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엔군(연합군)에 속한 강대국들은 전후 세계 냉전冷戰의 소용돌이에서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를 앞세워 대립 하기 시작했다. 세계 냉전은 신생 독립국가 건설을 준비하던 남북한 모두에 또 다른 ‘열전熱戰’을 강요했다. 1950년 발발한 6·25전쟁은 남북한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참혹한 전쟁을 빨리 종결시키지 못하고 2년 가까이 지연된 데는 바로 ‘전쟁 포로’를 둘러싼 여러 쟁점 때문이었다.6·25전쟁은 1949년 발효된 전쟁 포로의 대우待遇에 대한 ‘제네바제3협약’이 처음으로 적용된 전쟁이였다. 포로의 성격에 따른 분류와 재분류, 심문審問과 재심문, 교육과 선택이 이루어졌고, 수용소 내에서는 잇따라 참혹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정전停戰 협정 체결 후, 마침내 포로들은 돌아간[송환送還] 자, 돌아가기를 거부한[미송환未送還]자, 중립국中立國을 선택한 자로 나뉘어졌지만, 이미 많은 포로들은 극단적인 이념 대결, 폭력과 차별 속에 고통 받은 뒤였다.
생존이 불확실한 전쟁터에서 삶의 희망을 갈구했던 전쟁 포로. 이번 전시를 통해, 마지막 남은 냉전의 땅,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 평화를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