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원 관람권
이번 달에 소개할 소장자료는 ‘창경원 관람권’이다. ‘창경원’은 조선 왕실의 궁궐인 창경궁이 동식물원 등 대중 공원으로 사용되던 시기의 명칭이다. 이 관람권은 창경원 입장 관람권이 아니고 창경원에서 개최된 공연 관람권이다.
‘창경원 관람권’은 가로 13㎝, 세로 5.3㎝의 크기이고, 같은 자료가 2점 소장되어 있다. 앞면 상단에는 ‘관람권’, ‘100환’, ‘본권 소지자는 무료입장’, ‘보시라 한국유일의 명사출연 줄타기․ 배뱅이타령․ 가야금․ 해금․ 기타’ 등이 인쇄되어 있다. 앞면 중간부터 하단에는 ‘일시 4290년 8월 16일~20일’, ‘제1회 상오 11시, 제2회 하오 2시’, ‘장소 창경원’, ‘주최 사단법인 한국부랑아보호지도회’, ‘후원 보건사회부․한국사회사업연합회․구왕궁재산관리총국’ 등의 행사 정보가 인쇄되어 있다. 또한 스탬프들이 인쇄되어 있는데, 좌측에 ‘초대권’, 우측에 한국부랑아보호지도회의 관인과 도장이 찍혀 있다.
이 공연의 주최는 사단법인 한국부랑아보호지도회이고, 후원에는 한국사회사업연합회(현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포함되어 있다. 6․25 전쟁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7년에 ‘사회사업’의 일환으로 전통 민속 문화 공연이 개최된 것을 알 수 있다.
관람권의 뒷면에는 ‘8월 27일~31일’ 스탬프가 찍혀 있는데, 본래 공연 일정이 8월 16일부터 20일이었다가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고전예술제’의 이름으로 8월 29일에 개회식이 시작되고 30일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공연의 개막식에는 손창환 당시 보건사회부 장관과 미공보원 문화과장이 참석해서 축사를 하기도 했던 만큼 상당히 비중 있는 행사였고, 이 행사는 ‘부랑아회관’ 혹은 ‘소년회관’ 건립기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
‘부랑아’는 요즘 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지만 ‘부모나 보호자의 곁을 떠나 일정하게 사는 곳과 하는 일 없이 떠돌아다니는 아이’로 사전에서 설명되고 있다. ‘전쟁고아’ 등의 표현도 사용되는데, 시설에 수용되지 못하거나 뛰쳐나온 전쟁고아를 ‘부랑아’로 불렀다고 할 수 있다. 당시 ‘넘쳐나던’ 부랑아들을 위한 시설들은 부족하거나 낙후되었고, 정부와 관련 단체는 이를 위한 대책으로 더 큰 시설을 건립하고자 했던 것이다.
위의 공연의 일부를 e영상역사관에서 영상으로도 볼 수 있는데, 어린이들이 출연한 공연과 이들을 보려고 모여든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참고문헌>
소현숙, 「전쟁고아들이 겪은 전후: 1950년대 전쟁고아 실태와 사회적 대책」, 『한국근현대사연구』 84, 2018.
NAVER 뉴스 라이브러리, “예술제개막”, 『조선일보』 1957년 8월 30일. ☞바로가기(검색일 2025.01.31.).
e영상역사관, 대한뉴스관, 대한뉴스, “고전예술제”, ☞바로가기(검색일 2025.01.31.).
NAVER 사전, 국어사전, “부랑아”, ☞바로가기(검색일 2025.01.31.).